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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현 기자의 기자수첩] 세상의 모든 이들은 여전히 ‘성장 중’
  • 서보현 기자
  • 등록 2014-03-18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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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모든 이들은 여전히 ‘성장 중’
▲ 울산뉴스투데이 취재팀 서보현 기자.

[서보현 기자의 기자수첩] 세상의 모든 이들은 여전히 ‘성장 중’
 
지난달 27일, <미 앤 유(Io e te)>가 개봉했다. 울산에는 상영관이 없어서 부산까지 원정관람(?)을 다녀왔다(울산의 고질적인 ‘상업 영화 편식’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여기선 접어두고 영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영화는 십대 청소년이 주인공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의 십대 시절을 한 번 돌이켜보자. 무엇이든지 혼자서 해 보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간섭은 싫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지도는 ‘꼰대’의 그것처럼 들리는 나이, 성장기. 우리 모두가 그런 십대의 과정을 겪어 왔다.

그러면 지금은?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 저녁 식사 후 술 한 잔. 전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지금, 우리는 ‘성장’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영화의 주인공 로렌조는 혼자가 편하다. 친구들이 시끄러운 잡담을 나누며 복도를 거닐 때 로렌조는 자신만의 세계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두 귀를 헤드폰으로 꽉 막고 음악을 듣는다. 학교에서 보내주는 스키캠프도 귀찮다.

로렌조는 캠프에 참가한다고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집 지하에 있는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일주일을 머물 결심을 한다.하지만 이복 누나 올리비아를 우연히 아지트에서 마주친 뒤, 로렌조는 더는 혼자 있을 수 없게 된다.

올리비아는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의 사진가지만 약물 중독으로 극심한 금단 증상을 겪고 있다. 올리비아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살피면서 로렌조는 한 뼘 더 성장한다. 로렌조의 성장을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힌트 역시 영화에 숨겨져 있다.

<미 앤 유>도 분명 성장영화의 범주에 속하지만, 보편적인 기준으로 결코 ‘성인’이라고 할 수 없는 성인 올리비아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우리에게 ‘성장하는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여느 성장영화와는 다른 충격을 우리는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면 맛볼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영화를 만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1940년생이다. 한국 나이로 75살. 

베르톨루치 감독은 ‘내 멋대로’ 살아가는 로렌조를 통해 우리도, 역시 ‘내 멋대로’ 한 번 살아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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