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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막말은 막가는 것이다
  • 조돈만 기자
  • 등록 2013-07-19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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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돈만 논설주간, "정치가는 막말을 한다고 투사가 되는 게 아니다"
▲ 조돈만 논설주간.     ©울산 뉴스투데이
[울산뉴스투데이 = 조돈만 논설주간] 예부터 그 사람의 말은 그의 인품이라 했다.

2600여 년 전 불교 경전에도 말에 대한 경구(警句)로 ‘삼마바차(Sammavaca)'라는 계(戒)가 있었다.

이 말은 말을 할 때는 조심해서 바르게 하라는 뜻이다. 정언(正言)도 이 ‘삼마바차’에서 나온 말이나 다름없다. 영어의 텔 더 트루스(Tell the truth), 즉 ‘진실을 말하라’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말을 함부로 하면 그 말이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이 경구는 세상 사람들에게 오늘도 설파를 하고 있다.

겉으로 내뱉는 ‘말은 말하는 사람의 의식’을 거울에 환하게 비추듯 보여주는 것이다.

걸레 같은 말을 하면 그 사람의 걸레 같은 내면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요즘 우리 정치인들이 내뱉은 말을 보면, 그 정치인의 욕망과 위선과 나르시스적인 뽐냄 등의 엉큼한 속을 들여다보듯 흥미롭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하고 개탄스럽기도 하다.

저 정도 수준의 정치인을 우리가 골랐단 말인가 하는 자책감이 일기도 한다.

민주당 홍익표 전 대변인이 박대통령을 향해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의미로 ‘귀태’라는 망발을 했다.

한 때 국무총리까지 했다는 이해찬 의원은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느냐?”며, 온갖 막말을 해댔고 심지어 일국의 현 대통령을 당신이라며 폄하 하는 발언 등을 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다.

야당과 일부시민단체들은 전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비유해서 ‘쥐박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이러한 야당의 발언에 국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슨 조치가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국회의원으로서 막발의 원조로 곱히는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거짓말 잘 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꿰매야 한다.”

‘공업용 미싱’ 발언으로 김홍신 의원은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집권당은 김 의원을 유죄로 몰아갔는데, 요즘 야당이 하는 발언은 더 심한데도 여당은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똑 같이 대응하면 같은 사람이 된다는 논리일까?

막말을 자꾸 하면 할수록 너희들의 인기는 절로 떨어지니, 가만 앉아서 득을 본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일까?

문제는 막발의 저의가 중요한 것이다.

막발을 한 당사자는 속이 부글거리고 뭔가 비뚤어진 사고를 유권자들에게 보여 준거나 다름없다.

야당이 집권 여당에게 쓴 소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질과 품격이 중요한 것이다.

정치가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특히 야당은 여당이 미처 듣지 못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어야 한다.

야당의 이번 일련의 막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들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목소리로 들려 안타까울 뿐이다.

야당이 국민들의 뜻과 거리가 먼 당리당략이나 포퓰리즘성의 목소리를 낸다면 누가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야당은 덕을 차근차근 쌓아 정도(正道)로 나간다면 언젠가는 정권을 쥘 수도 있다. 품격을 스스로 떨어트리는 막말을 해서 득을 볼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번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책은 사가들의 말을 빌면, 정통 역사학적 연구와는 먼듯하다고 평을 한다. 정밀한 학문적 논증을 기대할 수 없는 ‘비사(秘史)’ 류로 보고 있다.
 
특히 두 사람과 후손을 통해 동북아의 장래까지 살핀다는 논리는 억지적인 요소가 다분히 있다고 한다.
 
정치가들은 천박하고 왜곡된 역사 서술을 가려 볼 줄 알고, 명확한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책 한 권 읽은 것으로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미리 재단을 하는 것은 정치가로서 삼가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정치가들이 궤변에 가까운 논리에 기대어 사악한 저주나 비난을 펼치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할 일이다.

처칠이나 링컨 같은 정치가들의 화술을 우리 정치가들은 모름지기 배워야 한다.

꼭 저주와 비난을 퍼부어야 투사다운 정치가로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언중유골의 농담 한마디가 차라리 정치가다운 말의 품격이다.

한 때 ‘토사구팽(免死狗烹)’이라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의 말을 남기고 사라진 정치가를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정치가가 막말을 쓴다고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북한을 보라. 아무리 막말을 퍼부어도 세계는 변하지 않고 그들만 고립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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