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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의 기자수첩]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
  • 김은주 기자
  • 등록 2014-07-24 14:34:00
  • 수정 2016-06-07 10: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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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뉴스투데이 취재팀 김은주 기자
[김은주의 기자수첩]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면서 온 국민들이 생떼같은 자식들을 잃어버린 슬픔에 함께 빠져 있다. 많은 꽃이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간 '아비규환'의 현장. 그러나 그 자리에서도 자신보다 학생들을 먼저 챙기고 차가운 바닷물에 잠긴 교사들이 있었다. 
 
◆ 세월호 교사와 울산 A학교 교사

최근 기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소셜벤처 경연대회’ 신청을 받기 위해 관내 한 고등학교 교사와 통화를 했다.

이 대회는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 개발과 더불어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 모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대회로, 사회적기업개발원과 ‘2014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사회적기업 모의창업’을 실시했던 이 학교 학생들과도 연이 닿아있는 프로그램이다.

“안녕하세요. 사회적기업개발원이 울산시교육청과 연계해 진행했던 프로그램을 알아보던 중 A 학교 학생들이 아주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 이 아이디어를 ‘청소년아이디어부문’에 신청하고자 전화드렸습니다. 선생님도 참 뿌듯하시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건넨 말에 돌아온 대답. 기대보다 훨씬 냉랭했다.

“지금 방학인거 아시죠? 우선 학생들이 학교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 선에서 일일이 전화해서 개인정보 묻기도 힘들구요. 상금은 있다지만 그게 학적부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신청하지 않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반면, ‘2014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사회적기업 모의창업’ 교육을 받은 또 다른 인문계 학교의 교사는 너무나 상냥하게 받으며 "우리아이들의 아이디어가 선정돼 너무 기쁘다"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고 바로 연락해서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마치 자신의 일인양 적극적으로 나서는 교사의 모습에서 스승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앞서 '힘들다'며 신청하지 않겠다던 교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 '스승'의 존재가 뚜렷했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사실 그렇다. 방학을 했기에 당분간 학생들로부터 ‘해방’ 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준비하기 힘들고, 귀찮은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A 학교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회적기업 창업아이디어가 너무나 아깝다. 참신한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싹을 틔우기도 전에 담당 교사의 안일한 생각이 그 기회를 덮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 일은 학생들이 이번 대회에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 학생을 인도해주는 선생님이 정작 학생들의 미래 진로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 심한 비약일까.

그러다 문득 지난 기자의 학창시절 담임선생님을 떠올렸다. 

때론 엄마처럼 “공부해라. 공부해라. 공부해야 사회에 나가서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다”라며 잔소리꾼이 되시기도 하시고, 때론 엄하게 때리시며 혼내기도 하셨던 선생님. 많이 혼났지만, '사회에 나가서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며 독려하시던 그 선생님이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쓰러져가는 배에서도 침착하게 제자들을 먼저 구출시켰던 단원고 선생님들, 그리고 나의 학창시절 담임선생님과 A 학교 담당 선생님. 그들은 천천히 기자의 머릿속을 차지하면서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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