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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호화청사'인가
  • 서보현 기자
  • 등록 2014-10-18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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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 '호화청사' 논란 바라보며
▲ 본사 취재부 서보현 팀장.     © 울산 뉴스투데이
으리으리한 건물과 티끌 하나 없이 반짝이는 유리창.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맨 위 꼭대기층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하이앵글(High Angle)은 묘한 위압감과 우월감을 준다. 영화 속에서 '잘 나가는' 캐릭터를 묘사할 때 빠지지 않는 배경이다.
 
한때는 높고 커다란 건물에서 일하는 것이 성공한 삶의 상징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그 통념은 지금도 유효하다. 중소형 규모 이상의 기관과 기업 건물에서 사장실 혹은 회장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건물안내도'를 위에서부터 훑으면 쉽게 찾을 수 있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지난 2009년 10월 경기도 성남시는 건축비 1,636억원 등 총 3,378억원을 들여 통유리 구조의 신청사를 준공했다. 건물 외벽부가 모두 유리로 마감된 성남시 신청사는 자외선을 반사하지 못하는 구조로 인해 여름에는 '찜통청사', 겨울에는 '냉동청사'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뿐만 아니다. 성남시는 2012년 청사 북향 유리벽 내부 하단에 단열 패널을 부착하다가 유리 내부 온도가 상승해 강화유리가 파손, 시공을 중단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청사 6층 실내 복도 난간에 설치된 강화유리벽이 파손됐다.

▲ 경기도 성남시청 전경. 통유리로 마감된 외벽이 눈에 띈다.     © 울산 뉴스투데이

청사 내 4~8층 실내에는 강화유리벽이 난간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균형 개발을 위해 마련한 울산혁신도시도 '호화청사' 오명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년 6월 마무리되는 울산우정혁신도시 내에는 총 10개의 공공기관이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문제는 한국동서발전과 근로복지공단 등 울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2개가 1인당 업무시설면적이 정부 기준인 56.53㎡를 초과했다는 데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13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은 1인당 업무면적이 65.04㎡에 달했다. 근로복지공단 역시 56.55㎡로 전남 여수에 있는 해양경찰교육원(13.3㎡)의 4~5배에 해당하는 1인당 업무시설 면적을 기록했다. 성남시청은 1인당 업무면적이 33.99㎡다.
 
▲ 한국동서발전이 울산 혁신도시로 입주하면서 새로 준공된 신청사.     © 울산 뉴스투데이

 
물론 1인당 업무시설 면적이 넓다는 사실만으로는 '호화청사'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시공, 설계를 끝내고 보니 울산으로 이주하겠다는 내부 인원이 감축되었을 불가피한 상황도 고려 가능한 변수다.
 
하지만 문제는 어찌됐든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이 '정부의 기준'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기준 균형적인 국토의 개발을 위해 정부에서 지정한 혁신도시는 지방 발전의 밑거름을 담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공공기관들은 그 존재의 역할을 되새겨봐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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