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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임금님 행차(?)' 거부한 김기현 울산시장
  • 배준호 기자
  • 등록 2014-11-08 1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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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시장, 탈권위적 행보와 공직사회 혁신에 대한 기대··· 소위 '울산 관피아' 척결 등 현안도 산재
▲ 배준호   ©울산 뉴스투데이 편집국장
[울산뉴스투데이 = 배준호 편집국장] 올 7월 1일 제6대 울산광역시장으로 취임한 김기현 시장.

그는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신설선거구인 '울산 남을'에 출마해 당선된 뒤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19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
 
김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10년 동안 12개의 국회 상임위와 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남다른 열정을 갖고 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등 '모범적인 국회의원상'의 전형을 보여줬다.
 
특히, 김 시장은 직전 국회의원으로 집권당인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는 울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1959년 울산 북구 강동에서 태어난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과거 오래전 한 지역신문사에서 법조출입 담당기자로 활동할 때 그와 사석에서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다. 그는 사뭇 진지하면서 확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청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당시 그의 선비다운 기질과 인품을 경험했다. 짓궂은 장난이나 농담도 웃으면서 넘기는 모습 속에서 그의 유연함도 엿봤다.
 
그러나 김기현 시장에 대해 한때 진정성에 대한 의심과 실망감이 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울산에서 태어나기만 했지 초·중·고는 모두 부산서 다닌 만큼 그가 과연 울산에 대한 추억이나 애향심은 있을까"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가 과연 서민들의 마음을 과연 알수 있을까"
 
이 같은 의문이 든 것은 김기현 시장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로 울산과 부산에서 근무하다 변호사, 3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해온 그의 화려한 이력이 오히려 개인적으론 편견섞인 우려와 부정적인 면으로 비쳐졌다.
 
무엇보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임기 중 중도사퇴는 결코 없다"던 당시 박맹우 시장이 갑자기 있을지도 모르는 7월 30일 보궐선거를 출마하기 위해 시장직을 내놓고, 그 자리에 현역 국회의원이 간다는 소위 '자리바꿈 설'이 현실화됐다는 점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김기현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이후부터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말잔치'가 아닌 행동으로 혁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대업을 실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은 아니었을까"하는 이해 섞인 마음까지 생겼다.
 
제6대 울산광역시장으로 당선된 그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7월 1일 오전 취임선서를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가는 등 탈권위적 행보로 울산시민들에게 첫인사를 했다.
 
이에 앞서 그는 별도의 인수위도 구성하지 않은 채 실국별로 업무보고를 홀로 받았다.
 
더욱이 김기현 시장은 취임선서 후 복지회관 배식봉사, 시민과 소통하는 ‘만남의 장’도 가졌다고 한다.
 
고향 울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울산시 고문변호사, 울산종합자원봉사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한 것도 정치입문을 위한 수순이 아니었냐는 일부의 오해도 취임식 이후 보여준 봉사활동으로 색안경을 벗도록 했다.
그는 시장의 업무 전념을 위해 ‘각종 행사 참석’을 대폭 축소했다.
 
과거 작은 행사까지 시장이 직접 챙기면서 고위 공무원들을 대동해 '임금님 행차(?)'를 알리며 '관리'해온 점을 감안할 때 '일하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그의 행정철학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또, 김기현 시장은 매월 초(연 12회) 개최해온 ‘월례조회’도 분기 개최로 축소 조정 시행하기로 했다.
 
월초마다 개최하는 ‘월례조회’가 월중 시책을 단순히 전달하는 상명하달식 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 ‘분기 개최’로 축소 조정해 실시한다는 것이다.
 
과거 '제왕적 시장' 분위기를 청산하고, 낮은 자세로 화합을 바탕으로 한 소통과 실용적 행정을 펼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집권당 정책위 의장 출신답게 김기현 시장은 국비예산 확보에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시선은 '울산의 골목대장'이 아닌 큰 틀에서 '큰 울산' 건설을 위한 행보에 초점이 맞추어 있는 것이다.
 
취임 초 업무파악을 위해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지역예산으로는 지역경제 발전이나 개발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그였기에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기현 시장은 국가예산 확보 3단계 전략’을 통해 정부 예산 편성 초기와 마무리 시점, 그리고 국회 심의 과정등에 걸쳐 정치권과 지역의 역량을 총 결집해서 국가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기대가 크다.
 
그러나 김기현 시장에게는 주어진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과거 타당성 보다는 특정 이해관계와 명분에 사로잡혀 밀어붙이기식으로 이루어진 여러 사업에 대한 재검토.
 
그리고 전임 시장의 3선 장기집권 과정에서 파생된 공무원 조직사회의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책마련 역시 김기현 시장의 몫이다.
 
과거 울산시 행정과 인사를 주물럭거리며 특혜 아닌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특정학교 출신 중심의 조직운영 탈피와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물론, 그 사조직의 무력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여전히 외곽에서 일부 인사가 울산시정을 컨트롤하려는 망상을 차단하고, 과거와 다른 '김기현 스타일의 혁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사회는 물론, 공직사회 조차도 학연과 지연으로 뭉친 그들을 소위 '울산 관피아'라고 부를 만큼 시 본청은 물론, 산하기관인 울산시설관리공단 등에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김기현 시장이 이러한 현실을 인지한 듯 지난 3일 울산시는 울산발전연구원과 울산시시설관리공단 등 울산시 일부 산하기관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개혁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개혁의 칼을 뽑은 것이다.
 
이들 기관은 전문성이 없거나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직원을 퇴출하거나 업무에서 배제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떨고 있는 그들이 바로 소위 빽으로 들어온 '능력없는 마피아'아니겠는가.
 
그것도 그럴 것인 게 지난 9월 30일 경북 경주출신이면서 탁월한 행정경력과 기획력, 추진력을 겸비해 공직사회 안팎으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최병권 전 경제통상실장(울산시)을 울산시시설관리공단에 임명한 것도 김기현 시장의 개혁의지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기현 시장의 이 같은 임명권 행사는 바로 그들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통큰' 결정을 내리고 있는 김기현 시장이지만 초등학생의 작은 바람도 지켜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잠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약속과 실천적 삶'을 떠올리기도 했다.
 
김기현 시장은 지난달 27일 울산지역 한 초등학생의 개인적 소망과 사연, 그리고 싸인을 받고 싶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바쁜 일정속에서도 직접 친필로 서명과 함께 덕담이 담긴 글을 손수 전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마음까지 챙기는 김기현 시장.
 
아름다운 배려 그 자체다.
 
우여곡절 끝에 울산시장이 된 김기현 시장의 첫 행보는 일단 탈권위적이고 참신하다.

신선한 충격이다.

그리고 이젠 그에 대한 오해보다는 기대로 바뀌었다.
 
다만, 김기현 시장에게 한가지 당부하자면 이러한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지속되길 울산시민의 한사람이자, 행정을 견제해야 하는 언론인으로 간절히 바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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