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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2015년 '희망가'
  • 김항룡 기자
  • 등록 2014-12-31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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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항룡 취재부장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등 2014년 터진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신’이 자칫 뿌리 깊게 자리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아 여러 사람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후의 보루인 국민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는 일을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담당자가 보인 해이함을 넘어 목표와 역행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때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반복되는 착오와 실수에도 ‘다음엔 달라지겠지’ 속으로 기대를 반복했건만 2014년 대한민국은 아직도 제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참사 당시 쏟아졌던 국민적인 분노와 우려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안전한 대한민국’, ‘관피아 척결’을 강조했지만 501 오룡호 침몰사고와 ‘땅콩회항’ 사건은 이 같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되묻게 했다. 오룡호 침몰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정황이 다양하게 포착됐고, 경주마우나리조트, 장성요양병원화재사고 등 크고 작은 참사도 이어졌다.

국토부 일부 관계자들은 해외출장시 대한항공으로부터 좌석 업그레이드 특혜를 받았다 국민적 지탄이 됐고 땅콩회항사건 조사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처사를 했다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경제 한파와 커져가는 빈부격차에 국민들의 가슴이 싸늘히 얼어가고 있을 때, 청와대에서는 비선실세 논란이 불거졌고, 연말연시 정치권은 경제인 가석방 여부를 놓고 찬반논쟁을 벌인단다.
 
사회적인 약속인 믿음에 금이 가고, 내 것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분위기도 쉽게 감지되면서 국민들의 삶도 그리 편치 못했다. 

누리과정예산 지원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유치원 입학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모의 마음도 편치 않았고, 수험생들은 잘못된 수능문제 출제로 2년째 혼란을 겪어야 했다. 노령연금이 공약과 달라지자 반발이 있었고, 고용시장에서의 미스매치도 여전해 기업과 구직자 모두 힘든 한해를 보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군에서는 납품비리와 자살사건 등 각종 사고가 터졌다. 사고 및 사건에 대해 책임지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무마하거나 관심을 환기하는 술수만 부리는 모양새도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표되는 '갑질의 횡포'도 여전했다.  
 
거의 매일같이 반복되는 사회부조리에 불신과 불안이 짙게 드리워졌다. 오죽하면 교수들은 2014년 한해를 대표하는 한자성으로 '지록위마'를 꼽았을까?

2014년 큰 회오리가 휩쓸고 갔지만 과연 대한민국 국민은 안전한가? 관피아는 사라졌는가? 민주주의와 정의는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이런 대답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면 2015년엔 정말이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2015년은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인식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높이 평가받는 그런 한해가 됐으면 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사회, 남의 업적을 깎아내려야 존재하는 사회에서, 나보다 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들이 뉴스의 중심이 되는 해가 됐으면 한다.  

제발이지 다가올 2015년에는 모두를 허무하게 하는 안전불감증 소식이나, 자기 본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대신, 나보다 남을 생각하고 정의롭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추신.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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