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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목연 기자의 BOOK CAFE] ‘그’를 꽃이 되게 한 것은 마법도, 사랑도 아닌 ‘이름’
  • 하목연 기자
  • 등록 2015-05-19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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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이상 브랜드업에 종사한 박문기 작가의 기술집약서 <명품브랜드를 만드는 네이밍의 기술>
▲<명품브랜드를 만드는 네이밍의 기술> 도서     ©울산 뉴스투데이
[하목연 기자의 BOOK CAFE] ‘그’를 꽃이 되게 한 것은 마법도, 사랑도 아닌 ‘이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대표작 ‘꽃’의 한 구절이다.  
 
스치듯 들으면 그저 ‘아름다운 문장’에서 그 감상이 그치게 될 수 있으나 자세히 보면 이 문장에는 작은 비밀이 숨어 있다.

비밀은 아주 간단하다. ‘그’를 꽃이 되게 한 것은 마법도, 사랑도 아닌 ‘이름’이었다는 것.

김춘수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이름’이야말로 개개인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그만의 고유 가치를 알아주는 매개체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름’의 가치는 시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10년 이상 브랜드업에 종사한 박문기 작가는 브랜딩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네이밍을 꼽으며 ‘브랜드에 최초의 생명을 불어넣고 그 가치를 결정 짓는 힘이며 사물의 출발’이라고 극찬했다.

상품 소개를 포괄하면서 개성을 살린 브랜드네이밍은 구전의 효과를 가지면서 전달과 동시에 고객들에게 가장 많은 정보와 이미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고르는 고객들은 브랜드 네이밍을 통해 해당 제품이 제공하는 효익과 이미지를 그려보며, 제품의 특성이나 이미지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거나 부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실제 구매까지도 고려하게 된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심리를 움켜쥐고 실제 구매로 직결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름’이다.

박문기 작가는 <명품브랜드를 만드는 네이밍의 기술> 을 통해 네이밍조건과 기법을 짚어내면서 제품의 속성과 본질을 잘 살리되 각자의 크리에이티브를 접목시키는 것은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일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실전브랜드와 슬로건에 대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를테면 숙취 해소 드링크 ‘여명808’은 808번의 실험을 거쳐 탄생했다는 의미로 단순하면서도 차별화된 의미를 담은 대표적 브랜드다.
 
아이들의 대표 간식 ‘짜요짜요’는 동어 반복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면서 단순히 ‘짜먹는 요거트’ 보다 더 입에 감기는 매력을 풍겨낸다.

세제 ‘스파크’는 불꽃, 섬광이라는 뜻으로 찬물전용 강력세척 이라는 브랜드 컨셉에 맞게 시원하고 강한 느낌을 준다.

그 뿐인가. ‘던킨도너츠’는 도너츠를 커피에 젹셔먹는 것, 즉 커피와 함께 할 때 제대로 된 도너츠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세 가지 과일맛 컬러시리즈 소주로 경남 지역을 재패한 무학이 지역 변방 업체에서 전국에 이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에도 순한소주 ‘좋은데이’ 라는 네이밍이 한 몫했다.
 
이처럼 인기 있는 브랜드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선조들은 말했다. ‘호사유피인사유명(虎死留皮人死留名)’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후세까지 남아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결국 돈도 집도 아닌 이름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 곳에서나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네이밍. 일상 속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그 거대한 효과는 무의식적으로 잠재된 이미지를 이끌어내고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이름을 부르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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