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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위 공무원의 한(恨)맺힌 절규
  • 편집국장 배준호 기자
  • 등록 2011-10-16 1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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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배준호     ©울산 뉴스투데이
최근 울산지역 공직사회에서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광역과 일부 기초자치단체간 끝임 없는 불화설이 그것이다.

올해 초 단행된 고위 간부직 인사발령이 도화선이됐다는 게 정설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시장 3선 고지에 오른 박맹우 시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A씨.
 
아니 공직사회에서 박맹우 시장의 복심(腹心)으로까지 불려지는 것으로 알려진 A씨가 포함된 인사였다.

중요한 결정이나 심도 깊은 검토가 필요할 땐 조직의 서열까지 생략된 채 그의 손을 거쳤다는 게 후문이다.

과거 아무도 박맹우 시장이 '울산에서 절대적 권좌(權座)'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하던 시절.

A씨는 박맹우 시장이 소위 '울산 공직사회의 뒷방신세'를 지고 있을 때부터 항상 그의 고민을 들어주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고 한다.

당시 박맹우 시장도 그와 이야기 나누며 헤어지는 것이 싫어 그 자리에서 담배 두 갑을 모두 피우면서 밤을 세울 만큼 가장 가까운 말동무이자 부하 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담배를 즐겨 피우면서 '골초'로 알려진 박맹우 시장과 함께 금연을 결심하고 A씨는 입안이 부풀어 오르는 심한 금단현상까지 경험하면서도 그와 함께한 약속 때문에 금연을 실천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어려울 때 함께하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박맹우 시장 역시 당선된 이후에도 그를 버리지 않고 항상 가까이하면서 아꼈다. 정말 생사고락(生死苦樂)을 함께 했다.

정치 공무원이라는 일부의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일선 기초자치단체에서 근무하던 시절 폐목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뛰어다니는 그는 적어도 당시만큼은 '큰 울산'을 꿈꾸는 공직자였다.

폐암이라는 병마와 힘겹게 싸우면서도 공직생활을 하는 그를 알고 지낸지도 15년. 그의 세심한 배려에 고마울 때도 서운할 때도 있었다. 대부분 서로 다른 입장 차이였고 오해였다.

가끔 A씨와 함께 술잔도 기울이며 가정사까지 털어놓을 만큼 그는 알려진 것과 같이 정치 공무원이나 전략가도, 승부사도 아니였고, 다만 한 사람(박맹우 시장)을 향해 끝임없이 사모곡을 부르는 형님같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시절도 있었다. 
 
감동을 전할 수 없는 사랑은 아니라고 했던가. 그는 주군과의 관계를 뛰어넘어 한 사람에게 사랑과 존경을 끝임없이 보냈다.    

그는 6급 시절 모 구청 계장일 때부터 자신의 꿈이 "모 기초자치단체의 부 단체장으로 퇴직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지난번 선거당시 박맹우 시장과 B기초단체장간에 원만한 관계를 만드는 데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도 이번 인사가 자신의 공직생활을 정리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고향으로 가길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그는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이곳은 넓어 할 일도 많은데 아픈 사람이 와서 할 수 있겠냐"며 애물단지 취급까지 받고 모 기초의회 의장단의 의견까지 보태어져 찬밥신세로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입장이 난처해진 해당 의회 의장이 고향 동문선배인 A씨에게 사과와 해명을 하러가는 웃지못할 촌극까지 벌어졌다.

물론, 해당 B기초단체장의 마음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한 행정기관의 수장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알겠다.
호사가들은 혹여 상부기관장의 최측근을 둔다는 자신의 태생적 과정으로 인한 경쟁자적 두려움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은 그의 건강상태와 평소 밝혀온 소신을 봤을 때 일고(一考)의 가치도 없이 뒤로 제치고 싶다.

그러나 거절하는 과정과 방법은 너무 아쉽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볼때 병든 노구(老軀)를 이끌고 고향으로 가겠다는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상부기관과 원만한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도 될 수도 있었을텐데 '동냥은 고사하고 쪽박을 깨어버린 형국'이 됐다.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그에게는 다시 한번 "자신을 위해서라도 상대를 용서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처럼 한 공무원의 한 맺힌 절규와 분노만큼이나 이러한 소식은 가슴 아프고 고통스럽다.

이에 반해 또 다른 C기초자치단체장은 그를 따뜻하게 맞이하면서 "아픈 선배(A)를 내가 챙겨야지 누가 챙기겠는가. 염()할 일이 있으면 내가 하겠다"고 자처했다는 게 후문이다.

역시 그는 대인(大人)이다.

탁월한 조직장악 능력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요즘 그가 나서면 '울산의 정책'이 되고 있다. C기초단체장의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은 신의(信義)를 바탕으로 한 정치력에 있는 것 같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자를 보살피며 내 사람을 지킬 줄 아는 진정한 장수((將帥)로 차세대 울산의 리더가 될 인품을 지녔다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지역현안의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한 실리적 결정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그 과정만큼 아쉽다고 분명히 밝히고 싶다.

현재 '실리와 신의'를 각각 선택한 것 처럼 보이는 두 기초단체장. 시간이 흘러 어떤 것이 진정한 실리가 되고 신의가 될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기초단체장을 평가하는데 그다지 오랜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글을 쓰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옛말이 있었다.  "은혜는 바위에 원한은 냇물에 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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