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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과 사회적경제] 마을에서 희망을 찾다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
  • 조재진 기자
  • 등록 2018-09-27 12:22:38
  • 수정 2018-09-27 18: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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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 이인향 대표를 만나다

[울산뉴스투데이 = 조재진 기자]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에 위치한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은 지난 2014년 강하면 최초로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곳이다.

취재팀이 찾은 협동조합은 추석을 앞두고 매우 분주했다. 사무실 내부에서는 협동조합의 주력상품인 생들기름 패키지 박스를 접고 있었고, 같은 건물 내 생산공장에서도 추석을 앞두고 주문물량 출하를 위해 동분서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이인향대표 역시 취재팀과의 인터뷰 직전까지 직접 배달을 다니고 있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둔 협동조합의 성수기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래는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 이인향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Q.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희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은 경기도 양평군의 들깨작목반이 주축이 돼 만든 협동조합으로 현재 마을기업이기도 합니다.

Q. 사회적기업으로의 지정 혹은 인증 계획은 없습니까?

A. 마을기업이라 자연스럽게 사회적경제기업 범주에 속하고 있어 별도의 사회적기업 인증은 현재로써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늘 관심갖고 있으며 고민중에 있습니다.

Q.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의 생산품에 대한 소개와 지난해 성과에 대해 자랑 부탁드립니다.

A. 저희 협동조합은 매우 간단합니다. 볶은 것도 아닌 생들기름 딱 하나로 용량만 세분화해서 패키지작업 후 4년째 한결같이 기업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사업가이다 보니 매출로 얘기하자면, 지난해 약 9억 1000여만 원 정도입니다. 250농가에서 들깨를 납품받는데 올해 연말 추정치까지 합산하면 약 70톤 이상을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은 마을기업이 양평지역에서 생산된 들깨로만 70톤을 매입해 생들기름을 짜낸다는 것은 모두가 함께 이룬 참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조심스럽게 내년에 조금 더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까?

A. 내년에는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 올해 날씨가 너무 안 좋았고, 이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작황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여태까지 생들기름만 생산했는데 내년에는 참기름 생산도 추가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또 한 해를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다.

Q. 수도권은 경기 외곽으로만 6차산업 사회적경제기업이 있습니다. 더 많은 6차산업 사회적경제기업이 생기기 위해 6차산업에 대한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A. 사실 사회적경제기업이기에 앞서 6차산업 자체가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1차, 2차, 3차산업을 다 하라는 것인데, 6차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지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협동조합의 경우 1차산업을 하는 들깨작목반이 주축이 돼 시작됐습니다. 그분들이 제조·가공, 유통·판매, 체험까지 연결해서 모든 걸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생산농가에서 들깨를 직접 받아와 HACCP 인증 공장에서 직접 짜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간물류비가 절약돼 가격경쟁에 있어서 매우 유리했습니다.

또 사실 사회적경제기업이어서 사업하기 좋은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사회적경제기업으로써 취약계층(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에는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우리는 농촌기업이기 때문에 이미 다 연로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협동조합에는 60세 이상 근로자 비율이 압도적이며, 마을의 발달장애인도 박스에 끈을 끼우는 등 간단한 작업보조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모두 최저시급 이상을 지급하고 있으며, 매년 최저시급이 인상하는데 그 부분도 당연히 인상해 지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장에서 기름을 짜는 장년층 근로자는 최저시급보다 더 많이 지급하는 등 근로자 복지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지난 2016년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 최우수상, 지난해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등 이력이 매우 화려한데, 6차산업 마을기업으로 다른 후배 사회적경제기업에게 전해줄 말이 있을까요?

A. 마을기업이라는 포지션 자체가 사업을 해서 이윤만 창출해서 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공동체정신만 추구할 수도 없구요.

그 두 개의 밸런스를 잘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마을기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을기업도 엄연히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가격경쟁력, 제품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좋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시장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잡아먹힐 수밖에 없죠. 그러다보면 초기에 목표로 삼은 공동체정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우선 마을기업도 철저한 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경쟁력을 향상하는 게 1순위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마을공동체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추가적으로 향후 취약계층(소외계층)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A. 계획이라기보다 지리적 위치 자체가 서울이 아니라 이미 마을의 인력풀이 대부분 고령입니다. 우리끼리 얘기로 '아마추어들이 모여서 하는 사업이다'라고 말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그렇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따로 취약계층 채용을 계획하기 보다는 농번기 때 농사짓는 마을분들이 남은 시간에 마을기업 사업에 참여해주면 자연스럽게 고령자의 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은 볶지 않고 저온이나 상온에서 압착해 착유하는 방식으로 들기름을 생산하고 있다.

11명의 농가가 출자해 시작한 협동조합이 현재는 41명의 조합원이 활동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 최신 시설을 갖춘 신축공장이 완공되면 일본의 간장공장처럼 직접 체험하고 사갈 수 있는 농촌체험 관광상품도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기름을 짜고 남은 들깨를 활용해 미용비누를 생산하는 등 기능성 화장품 개발도 시작했다.

더불어 추후 북카페 형태의 다양한 문화 플랜트도 만들어 가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올 가을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이 생산한 '들깨 그대로' 생들기름으로 고소한 향이 솔솔 나는 가을나물을 조리해 식탁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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