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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칼럼] 부처님 오신 날, 예의(禮儀)없는 정치인
  • 배준호 기자
  • 등록 2022-05-08 18:19:42
  • 수정 2022-05-11 09: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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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준호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석가탄신일은 '정치인 오신 날이 아니다' 자신이 먹은 공양그릇은 스스로 씻는 등 잠시 특권의식을 내려놓으면 어떨까?"

배준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칼럼 = 배준호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5월 8일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부처님 오신날’. 


이날 오전 가족들과 가벼운 등산을 마치고,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에 위치한 선암사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범서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불교 신자와 시민들로 붐볐고, 선암사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비빔밥으로 점심 무료공양을 했다.


길게 늘어선 이들에게 점심 공양을 위해 선암사 소속 신도와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 다른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은 늘 아름답다.  


그런 가운데 서범수 국회의원과 이번 6.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후보를 비롯해 보좌진 등 10여명이 같은 색깔에 옷을 입거나 정장차림으로 선암사로 찾아와 불교 신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등 얼굴 알리기에 분주했다. 


그리고 이정희 전 이선호 울주군수의 부인 등 다른 정당 관계자나 출마자도 사찰 안팎으로 여럿 보였고, 그들도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하는데 바빴다. 


거기까지는 모두 봐줄만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자신이 먹은 공양그릇을 치우고, 씻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중에 유일하게 개인적으로 목도(目睹)한 인물은 범서 시의원에 출마한 윤덕권 후보였다.

쭈그려 앉아 다른 사람들이 가져온 그릇까지 열심히 씻는 모습. 그것이 정녕 일상생활 속에 몸에 밴 행동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제스처’라고 할지라도 그건 인간의 마땅한 도리다. 


‘부처님 오신 날’ 스님이나 신도가 아닌 이상 발우공양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점심 공양 후 자신이 먹은 그릇을 들고 씻는 것은 사찰예법을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다.


"부처님 오신 날이지, 정치인 오신 날은 아니지 않는가?" "종교가 다르거나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특권의식을 잠시 내려놓으면 어떨까?" 

석가탄신일 '절을 찾는 것은 식사를 하기 위한 식당 방문'은 아닐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작은 일에 소홀하게 하면서 큰 일하겠다며 목소리만 높이는 정치인들을 신물나게 봐왔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투표라는 주권행사로 늘 심판해왔다. 


그 자리에서 가장 크게 욕먹었을 사람도 직급순이 될 것이다. 윗사람이 안하는데 아랫사람들이 하겠는가? 마치 볼일(?) 다 봤다는 듯 줄줄이 보스(?) 따라나서는 그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높은 사람’ 눈에 들기 위해 '아부성 보좌'에만 급급했지 윗사람에게 옳지 않은 일이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간언하는 자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자신이 먼저 특권을 내려 놓고,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정치인. 국민을 위한다는 백번의 말보다는 실천하는 정치인이 보고 싶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에서 ‘나무’는 인도어로 ‘돌아가서 의지한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아미타불’은 서방 정토(西方淨土)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부처로서 중생의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자신을 부르는 사람을 구제해 준다.

마지막으로 ‘관세음보살’은 사람들의 고통을 자비로써 모두 거두어 가는 어머니와 같은 보살이라고 한다. 


오늘은 중생(衆生)을 대상으로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따지고(?) 살아가는 이 시대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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