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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언론’도 제조하는 SK에너지 대관업무
  • 울산 뉴스투데이 기자
  • 등록 2013-02-05 0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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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준호 편집국장     ©울산 뉴스투데이
지난달 31일 징역 4년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된 최태원(53) 에스케이(SK)그룹 회장. 

SK에너지를 비롯해 여럿 SK계열사가 있는 울산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기에 이번 사건은 시민들에게 더욱 큰 실망감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SK의 울산대공원(1020억원) 기부와 사회적기업 전도사를 자처하며 각종 공익사업에 나섰던 최태원 회장.
 
SK의 각종 공익사업 이면에는 또다른 기업 이미지와 얼굴이 있었던 것을 이제야 본것인가. 아니면 오해인가. 
 
최태원 회장의 회삿돈 횡령사건과 'SK에너지 이익= 국가 및 지역이익' 논리속에 '허가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는 급행열차'처럼 진행되고 있는  '울산의 환경파괴 우려 속의 석유화학공장 확장사업'.
 
이 모든 것이 '얄팍한 계산에서 비롯된 공익사업'은 아니었다고 믿고 싶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3년 2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구속된 지 10년 만에 다시 수감된 것이다.

그래도 당시 울산에서는 탄원서를 비롯해 SK주식 사주기 등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동정적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울산지역 SK계열사 분위기도 한마디로 ‘초상집’이다.

그러나 반성보다는 항소심에서 ‘아버지(최태원 회장)의 억울한 누명’이 벗길 것이라는 작은 소망과 기대가 더 큰 것 같다.

부자간에는 단점도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토록 싫어하고 미워하면서 누누이 다짐하면서도 성인이 되어도 싫어했던 부모의 성격이나 질병마저 그대로 쏙 닮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SK에너지가 그러한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SK에너지 일부 관계자가 지역 현안을 다루는 언론을 ‘추잡한 집단’ 아니 ‘사이비 언론’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오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해 남구 부곡동 산 5번지 일원 93만3271㎡(28만2298평)규모의 기존 녹지구역이었던 임야를 개발해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환경 전문가들은 “공단 내 녹지율이 8.4%에 불과한 현실과 4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국가산업단지주변완충녹지 조성사업을 하는 마당에 기존 녹지구역마저 훼손해 석유화학공장을 확장하는 것은 안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기오염과 안전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래서 인터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울산의 대기질, 이대로 좋은가(석유화학공장 확대)’라는 심포지엄이나 좌담회가 거론된 것이다.

그러나 4일 오후 취재진의 인터뷰를 통해 심포지엄 참여의사를 밝힌 한 지역 인사는 필자와 만난자리에서 대뜸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언론사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동참할 수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부 루머에 무대응하다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진상파악에 나선 결과 SK에너지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부장은 “울산뉴스투데이의 보도는 협찬에 응하지 않은 보복성 기사다”며 그 근거로 해당 언론사에서 보낸 협조공문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다 SK에너지 A부장은 “우리는 정도경영을 하기 때문에 언론의 부당한 요구도 응하지 않는다”며 무용담 같은 부연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러한 사실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SK에너지 A부장은 부인하지는 않은 채 "확인해보지 않았다. 난 언론과 관계가 없다. 우리 입장도 생각해봐 달라"고 말했다.  

진작 알았으면 SK에너지 대관업무 담당자인 A부장에게 "차라리 검찰에 하소연했으면 더빠르고 정확하게 진실을 밝혀 줬을것"이라고 귀띔이라도 해줬을텐데 아쉽다. 

A부장의 활동은 SK에너지 석유화학공장 확장에 반대의사를 밝히거나 이를 걱정하는 인사들을 만나고, 전화를 통해 주로 이루어진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올해초 단행된 인사로 SK에너지 석유화학공장 건설의 주무부서로 자리를 옮긴 울산시 도시개발과 김동훈 과장도 “본적은 없지만 이름은 많이 들어봤다”고 밝힐 정도로 울산시를 비롯해 관공서를 중심으로 이미 잘 알려진 A부장.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협조공문은 1년전에 SK에너지 홍보팀이 아닌 다른 부서 관계자의 "행사에 도움줄 것이 없냐" 며 수차례에 걸친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고, 역시 홍보팀이 아닌 다른 부서 팩스로 보내졌다는 사실이다.

더욱 흥미를 끄는 대목은 당시 SK에너지에서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기로 했으나 울산뉴스투데이에서는 사업규모나 성격이 맞지 않아 정중하게 거절했다는 점이다.

지금 생각하면 큰 실수를 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다.

부서가 달라 업무상 착오로 이해하고 넘기고 싶지만 결과적으로 'SK에너지가 보내라고 한 협조공문을 해당 언론사로부터 받아두었다가 1년이 지난뒤 현재 요긴(?)하게 쓰고 있는 셈'이다.

“아니면 대기업인 SK에너지가 예산까지 만들었는데 감히, 작은 언론사에서 이를 받지 않은데 앙심을 품었는가”

“그러면 당시 SK에너지에서 건네려고 했던 협찬금을 언론사에서 받았으면 아무리 잘못된 일이 있더라도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라고 오히려 되묻고 싶다.

지역 언론을 대하는 ‘SK의 삐뚤어진 언론관’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밀려오는 당혹스러움은 참을 수 있다.

다만, 이 두가지 만큼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무학대사의 시안견유시(豕眼見唯豕).

“돼지 눈에는 오직 돼지만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허위 사실을 적시(摘示)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치주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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