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법조’ 출입을 뒤돌아 보며
  • 울산 뉴스투데이 기자
  • 등록 2011-09-19 21:53:00

기사수정
  • 노컷뉴스 2006년 4월 20일 게재
▲     © 울산 뉴스투데이

‘법조’ 출입을 뒤돌아 보며 <노컷뉴스 2006년 4월 20일 게재>

그동안 해왔던 기자생활 중 상당부분을 법조담당으로 보낸 듯 싶다.
처음에는 법원과 검찰을 출입하면서 막연하게 권력기관으로 생각하고, 비판정신으로 똘똘 뭉쳐 매사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상당수 기자들은 수습기간 동안 권력기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적 자세를 곧 기자정신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6년간 법조담당을 하면서 법조계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듯 싶다.
초창기 법조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오보가 법조출입을 마치며 뇌리에 스치는 마당에 김능환 울산법원장과 천성관 울산지검장으로부터 받은 감사패는 아쉬운 마음속에 날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감사패를 건네면서 "그동안 고생했고, 이를 한번 기록으로 남겨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김능환 법원장의 제안에 용기를 내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김 법원장은 짧은 기간동안 접했지만 사법부 내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법조인이라는 상투적 표현에 앞서 평소 소탈한 인품에 끌렸던 터라 그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그동안 법조를 담당하면서 기자로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이 많았다.
지역언론에서는 처음으로 대검찰청에서 발행하는 '검찰가족'에 글(2005년 12월호-검·경간에 불필요한 신경전)이 소개되기도 했다.
사형(師兄)으로 생각하고 따랐던 조종태 검사(2005년 8월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 발령)로부터 추천을 받아 대검 공보관실을 통해 원고요청을 받았을 때 그 기분은 남달랐다.
또 김태현 전 검사장이 울산지검에 재직하던 시절인 지난해 10월 25일 '노마지지(老馬之智)가 필요한 검찰'이란 제목으로 나간 칼럼은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검찰 내부전산망에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나중에 전해들었다.
법조를 담당하면서 만났던 법조삼륜의 구성원인 판사, 검사, 변호사를 비롯해 법조계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기자활동은 물론 개인적인 삶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1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40대가장의 74일간 억울한 옥살이' 사건은 수사기관의 수사허점을 드러낸 것 외에도 법원과 검찰의 구성원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양심이자 마지막 보루라는 사실을 또 한번 실감케 한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입신양명에 지장이 될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며 곧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참아가며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
검사생활 자체가 지뢰밭을 걷는 기분이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차장님을 볼 면목이 없다"라는 말을 참회하듯 꺼내던 울산지검의 한 부장검사.
당시 장시간에 걸쳐 납치범과 동행했던 피해자가 40대 가장을 범인이라고 일관되고 강경하게 지목하는 상태였던 점 등을 감안할 때 한편으론 담당검사와 부장검사의 입장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잘못된 것이 잘한 일로 넘길 수는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당시 이재원 차장검사는 냉정을 잃지 않았다는게 후문이다. 이 차장은 담당검사와 부장검사의 구속영장청구 입장에 "학력이나 지적수준을 감안할 때 너무나 지나치리 만큼 완벽하다.
초동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사진을 미리 보여준 것이 오히려 잔영(殘 影)이 남아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허락은 하지만 용의자가 부인하고 있는 만큼 계속 수사를 하겠다고 약속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상 다정다감하게 직원들을 대하지만 업무만큼은 합리적이면서도 꼼꼼하고 깐깐한 시어머니(?)를 자처했던 그를 또다시 울산에서 보고싶다.
담 하나도 없이 지내지만 검찰과 전혀 다른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울산지법도 마찬가지다. 법정에서 법정구속을 시키고 나오는 어느 한 법관의 고개 숙인 모습 속에 그들의 인간적 고뇌의 깊이를 느끼고, 밤늦은 시간까지 기록을 검토하거나 법복을 입고 나서는 모습은 마치 엄격한 신앙생활을 연상케 한다.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윤상림 게이트'나 법조계와 관련된 비리소식을 접하면 안타깝다. 윤씨 때문이 아니라 일부 법조인 때문에 "변호사를 개업해 잘먹고 잘살자"는 아내의 바가지까지 외면하면서 맡은바 직무에 충실하고 있는 법조인들이 도매 급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나 국민을 생각하는 방법이나 깊이는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법조인들의 '가슴 온도'는 언론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기에 법조를 담당하는 후임 기자에게 이 같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울산뉴스투데이
신정장애인보호작업장
퐁당퐁당(생태교육 및 수족관 판매, …
해피코리아
한국수력원자력l주l
나누리 그린 하우스
LS MnM
에코누리
여천장애인보호작업장
(주)A&S
(주)울산리싸이클링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